상조회사를 규제대상이 아닌 서비스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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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가페라이프(주) 댓글 0건 조회 151회 작성일 25-11-14 10:34본문

김성익 아가페라이프 대표
(전,동부산대학교 장례행정복지학과 교수)
최근 상조산업을 금융업적 기준에서 바라보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업계는 “본질을 흐리는 위험한 접근”이라고 우려한다. 상조는 장례서비스를 미리 준비하는 생활 서비스 산업이고, 금융상품과는 구조도 성격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상조는 예금이나 적금처럼 돈을 굴리는 금융 행위가 아니다. 소비자가 납입한 부금은 장례 시 제공될 서비스의 대가이며, 회계상 부채로 기록된다. 그리고 이 산업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은 바로 가격 보장 기능이다. 가입 당시 결정된 장례용품 가격, 장례지도사 인건비, 염습·운구 비용, 장례식장 이용료 등이 10년, 20년 뒤에도 변하지 않는다. 물가가 오르고 장례비가 급등해도 소비자는 처음 계약한 조건 그대로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이런 구조는 금융상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조만의 고유한 ‘복지형 서비스’다.
현행 제도는 이러한 안정성을 더 강화한다. 할부거래법은 상조회사가 소비자 선수금의 50%를 은행 또는 공제조합에 의무 예치하도록 하고, 나머지 50%도 운영비·서비스 준비비 및 법이 허용하는 범위의 합리적 자금 운용만 가능하다. 소비자 돈을 마음대로 굴리는 금융업이 아니라, 미래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구조적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문제는 규제가 아니라, 규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지적한다. 금융업으로 재해석하려 하면 오히려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금융업적 프레임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산업 전반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대기업 계열사들도 시장에 참여하며 규모가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산업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상조의 본질이 금융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외형을 이유로 전혀 다른 성격의 규제 틀을 들이대면, 산업은 위축되고 소비자는 더 큰 비용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은 장례문화의 구조 자체가 해외와 전혀 다르다. 대만이나 일본처럼 장례 관행이 단일하지 않다. 한국은 지역 풍습, 가문별 의례, 종교적 관습이 뒤섞여 장례 방식이 극도로 다양하다.
여기에 더해 종교별 장례 의식의 격차는 외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개신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4대 종교는 각각 완전히 다른 장례 의례를 갖고 있다. 제의 순서, 예식 구성, 필요한 용품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더 특별한 점은, 국립묘지 공식 의전조차 4대 종교별 예식을 분리해 집례한다는 사실이다. 국가 의전 체계 안에 종교별 장례 절차가 제도화되어 있는 나라는 드물다. 이처럼 한국은 장례가 종교·문화·지역 전통이 복합적으로 얽힌 고도의 다양성 구조를 가진다. 이런 나라에서 장례서비스 산업을 금융업처럼 획일적 틀로 재편한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접근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조산업을 규제하려면 금융 프레임이 아니라 서비스의 본질·문화적 다양성·소비자 편익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중심에 둬야 한다. 회계 기준과 보증 구조, 환급 제도 등은 기술적 문제이며, 이는 시장 현실에 맞춰 조정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상조는 금융이 아니라 서비스다. 소비자의 마지막 복지를 책임지는 인프라다.
공정위가 해야 할 일은 업권 전환이나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시장 다양성 보존, 투명성 강화, 실질적 소비자 보호다.
한국 장례문화의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산업의 본질을 직시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상조 정책이 가능해진다. 금융의 언어가 아니라 서비스의 언어로 상조를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 상조장례뉴스(http://www.s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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